최근 역사학계에서는 책의 '텍스트' 자체보다 책이라는 '물질'이 어떻게 소비되고 보관되었는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중세 유럽에 살았던 아슈케나지(Ashkenazi) 유대인들의 가정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상상하던 고전적인 '도서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흥미진진하고 역동적인 삶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 중세 유대인의 도서관은 '상자' 속에 있었다?기독교의 수도원이나 대학 도서관처럼 대형 서가에 책이 분류되어 있던 것과 달리, 중세 유대인의 책은 철저히 '개인 소유물'이었습니다. 이들은 책을 거실이나 서재의 멋진 책장에 꽂아두지 않았습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책은 일상용품, 옷가지, 심지어 칼이나 무기 등과 함께 '나무 상자(Chests)'나 궤짝 안에 섞여서 무작위로 쌓여 있었습니다. 2. ..